항암치료 중 주의 해야할 영양제·건강기능식품

도움이 되는 것과 치료를 방해하는 것
최근 진료실에서 52세 여성 환자의 보호자를 만났습니다.
환자는 유방암 3기 진단을 받고 항암 화학요법을 시작한 지 2주째였습니다. 남편이 봉투 하나를 꺼내 놓으며 말했습니다. “인터넷에서 면역력에 좋다고 해서 샀습니다. 먹어도 되는지 여쭤보려고 가져왔습니다.”
봉투 안에는 세 가지가 있었습니다. 홍삼 농축액, 고용량 비타민C·E 복합제, 그리고 강황 커큐민 제품이었습니다.
이 세 가지 중 두 가지는 그 시점에서 즉시 중단을 권해야 했습니다. 나머지 하나는 종류와 용량을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보호자는 처음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면역력에 좋다고 했는데, 왜 안 되는 건가요?”
이 물음에 답하는 것이 이 글의 목적입니다.
항암 치료 중 영양제 복용 문제는 2편에서 다룬 고혈압·당뇨 환자의 약물 상호작용과 차원이 다릅니다. 혈압이 다소 불안정해지는 것과, 항암제의 치료 효과가 반감되거나 독성이 급증하는 것은 결과의 무게가 완전히 다릅니다. 항암제는 대부분 치료 창(therapeutic window)이 매우 좁습니다. 효과를 내는 농도와 독성이 나타나는 농도의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이 균형이 외부 요인 하나로 무너질 수 있습니다.
또한 암 환자의 70% 가까이가 보호자나 본인의 판단으로 건강기능식품을 복용 중임에도, 이를 담당 의사에게 알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말하기 어색하거나, 어차피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정보를 공유하지 않으면, 의사가 판단할 수 없습니다.
항암 치료 중 영양제가 특별히 위험한 이유
건강기능식품이 항암 치료를 방해하는 경로는 크게 네 가지입니다. 이 경로를 이해하면 이후 개별 성분들이 왜 문제가 되는지 납득할 수 있습니다.
경로 1. 항산화 역설 — 암세포를 죽이는 무기를 무력화한다
세포독성 항암제(백금계, 알킬화제 등)와 방사선 치료의 핵심 기전 중 하나는 활성산소종(ROS, Reactive Oxygen Species)을 대량 생성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비타민C·E, 베타카로틴, CoQ10 같은 항산화 성분은 이 ROS를 중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즉 치료를 도우려는 의도와 달리, 항암제의 작용 원리 자체를 방해하게 됩니다. 이것이 ‘항산화 역설(antioxidant paradox)’입니다.
다만 이 영역은 현재도 논쟁이 진행 중인 부분이 있어, 이후 카테고리에서 근거의 수준과 함께 솔직하게 다루겠습니다.
경로 2. CYP450 효소 간섭 — 약의 농도가 예측 불가능해진다
2편에서 다룬 CYP450 효소 간섭이 항암제에서는 결과가 훨씬 심각합니다. 혈압약은 혈중 농도가 다소 변해도 혈압을 추가 측정해 조정할 수 있습니다. 항암제는 다릅니다. 농도가 예상보다 낮으면 암세포가 충분히 제거되지 않고, 높으면 심각한 독성이 나타납니다. 치료 창이 좁아 조정의 여지가 작습니다.
경로 3. 면역 조절 간섭 — 정교한 면역 균형을 흔든다
면역관문억제제(pembrolizumab, nivolumab 등 PD-1/PD-L1 억제제)는 면역 시스템이 암을 스스로 공격하도록 촉진하는 최신 항암 치료법입니다. 이 약물은 면역 반응의 섬세한 균형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홍삼, 에키나세아, 버섯 추출물처럼 면역을 ‘자극’하는 성분들이 이 균형을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흔들 수 있습니다. ‘면역력을 높인다’는 것이 면역항암제와 함께할 때는 반드시 좋은 방향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경로 4. 면역 저하 환경에서의 감염 위험 — 생균이 병원균이 된다
항암 치료는 정상 세포도 함께 손상시키며 장 점막을 약화시키고 면역을 억제합니다. 이 상태에서 살아있는 균을 포함한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하면, 평소에는 무해한 균이 혈류로 침투해 균혈증이나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이론적 우려가 아니라 실제 사망 사례가 보고된 위험입니다.
| 항산화 역설 — 치료 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는 것들
이 카테고리는 항암 환자 보호자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영역입니다. ‘항산화’는 일상적으로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항암 치료 중에는 이 상식이 역전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전제: 이 영역은 현재도 근거가 축적 중이며, 모든 항암제와 모든 항산화제에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종양내과 학회와 NCI는 세포독성 항암제·방사선 치료 중 고용량 항산화 보충제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 방향을 취하고 있습니다. 치료 종료 후 복용 여부는 담당 의사와 별도로 상의해야 합니다.
1-1. 고용량 비타민 C · E · 베타카로틴
Ambrosone CB 등이 발표한 SWOG S0221 연구(J Clin Oncol, 2020)에서, 유방암 항암 치료(사이클로포스파미드·독소루비신·파클리탁셀) 중 항산화 보충제(비타민A·C·E, 카로티노이드, CoQ10)를 복용한 환자군에서 재발 위험과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경향이 관찰되었습니다. 통계적 유의성에 대한 논쟁이 있으나, 방향성은 일관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특히 비타민E(알파토코페롤)는 두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대조시험에서 방사선 치료와 병용 시 암 재발 위험이 높아졌다는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이 성분에 대해서는 임상 근거가 가장 직접적으로 쌓여 있는 편입니다.
고용량 비타민C에 대해서는 별도의 논의가 필요합니다. 경구 소량 복용과 고용량 정맥 투여는 다릅니다. 일부 연구에서 고용량 정맥 비타민C가 특정 항암 치료와 함께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으나, 이는 의사 주도의 임상 맥락에서의 이야기입니다. 시중 건강기능식품 형태의 경구 고용량 복용은 현재로서 권장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1-2. 코엔자임 Q10 (CoQ10) 고용량
항산화 작용으로 안트라사이클린 계열 항암제(독소루비신 등)의 효과를 감소시킬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독소루비신은 심장 독성이 있어 CoQ10이 이를 보호할 목적으로 복용되기도 하지만, 이 경우에도 용량과 시점에 따른 판단이 필요하며, 자의적 복용보다는 담당 의사와 상의 후 결정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1-3. 셀레늄 고용량
항산화 성분으로, 일부 항암제와 상호작용 가능성이 있습니다. SELECT 연구(selenium and vitamin E cancer prevention trial)에서 셀레늄+비타민E 보충이 전립선암 위험 상승과 연관된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연구는 암 예방 목적 보충에 관한 것이지만, 항암 치료 중 고용량 셀레늄 복용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 호르몬 치료를 방해하는 것들
항암 치료는 세포독성 항암제만이 아닙니다. 유방암·전립선암 환자의 상당수는 수술·항암 치료 이후에도 수년간 호르몬 치료제(타목시펜, 아로마타제억제제 등)를 복용합니다. 이 기간이 더 길기 때문에, 오히려 이 시기에 영양제 복용이 더 많이 이루어집니다. 이 카테고리는 그 환자들에게 특히 중요합니다.
2-1. 커큐민·강황 (Curcumin/Turmeric) — 가장 흔히 복용하는 성분
오프닝에서 소개한 환자 보호자가 가져온 세 가지 중 하나입니다. 항암 환자 영양제 복용 조사에서 복용률 1위로 꼽힐 만큼 많은 분들이 선택합니다.
문제는 두 방향입니다. 첫째, 타목시펜과의 충돌입니다. Hussaarts KG 등의 연구(Cancers, 2019)에서 커큐민 복용 시 타목시펜의 활성 대사체인 엔독시펜(endoxifen) 혈중 농도가 감소하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엔독시펜은 타목시펜이 간에서 CYP2D6 효소에 의해 변환된 실제 항암 활성 성분입니다. 농도가 낮아지면 타목시펜의 치료 효과가 줄어드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피페린(흑후추 추출물, 커큐민 흡수를 높이기 위해 함께 배합되는 경우 많음)과 병용 시 이 감소폭이 더 커졌습니다.
둘째, CYP3A4, CYP2D6, CYP2C9 등 다중 효소 억제로 다양한 항암제의 혈중 농도가 변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항암 치료의 종류에 따라 위험 정도가 달라지므로, 담당 의사에게 반드시 알려야 합니다.
식품으로 섭취하는 강황(카레 등)과 고농도 추출물 보충제는 다릅니다. 음식 수준의 강황은 일반적으로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지만, 고농도 추출물 형태의 제품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2-2. 이소플라본·대두 추출물 고농도 (ER+ 유방암 환자 대상)
이소플라본은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결합하는 식물성 에스트로겐(피토에스트로겐)입니다.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ER+) 유방암은 에스트로겐이 종양 성장을 촉진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타목시펜은 바로 이 수용체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고농도 이소플라본 보충제(이소플라본 추출물, 레드클로버 추출물 등)는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직접 작용해 타목시펜의 차단 효과를 상충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된장·두부·콩밥 같은 일반 식품 수준의 대두 섭취는 현재 근거상 타목시펜 치료 중에도 대부분 허용되는 편입니다. 그러나 이소플라본 성분을 고농도로 농축한 보충제는 다른 범주로 접근해야 합니다.
2-3. 에스트로겐 유사 효과를 가진 한방 성분
감초(글리시리진), 당귀(Angelica sinensis), 작약(Paeonia lactiflora), 황기(Astragalus) 등 일부 한방 성분은 에스트로겐 유사 활성을 나타낼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ER+ 유방암 또는 자궁내막암 환자에서 이러한 성분은 종양 성장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어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한방 제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담당 의사에게 반드시 알려야 합니다.
| 효소 간섭으로 항암제 농도를 예측 불가하게 만드는 것들
3-1. 세인트존스워트 (St. John’s Wort / 고추나물 추출물)
항암 치료 중 금기 성분 중 가장 광범위하고 문서화가 잘 된 성분입니다. 우울감이나 수면 보조 목적으로 복용하는 경우가 있어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세인트존스워트는 CYP3A4와 P-glycoprotein을 동시에 강력히 유도합니다. 이 경로로 대사·수송되는 항암제의 혈중 농도가 현저히 감소합니다. 임상 연구에서 이리노테칸(결장암 등에 사용)의 활성 대사체 농도를 급격히 낮춘다는 결과가 Mathijssen RH 등에 의해 보고되었습니다(J Natl Cancer Inst, 2002). 같은 기전으로 이마티닙(백혈병 표적치료제) 복용자에서도 혈중 농도가 감소한다는 임상 연구 두 건이 있습니다.
영향을 받는 항암제 범위가 매우 넓습니다. 이리노테칸, 이마티닙, 에를로티닙, 소라페닙, 타목시펜, 다수의 표적치료제가 이 경로에 해당합니다. 항암 치료 중에는 어떤 형태로든 복용을 중단해야 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3-2. 자몽 (Grapefruit) — 항암 치료에서는 방향이 다를 수 있다
2편에서 자몽이 혈압약의 혈중 농도를 높인다고 다룬 바 있습니다. 항암 치료에서는 방향이 반대로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자몽이 경구 항암제 에토포시드(etoposide)와 병용된 임상 연구에서, 자몽주스 복용 후 에토포시드의 생체이용률이 약 73%에서 52%로 감소한 결과가 있습니다. 같은 CYP3A4 억제임에도 결과가 반대로 나타난 것은, 자몽이 장내 흡수 단계에서 이 약물의 흡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항암제별로 방향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혈중 농도가 올라가든 내려가든 예측이 어렵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항암 치료 중에는 자몽·포멜로·세빌오렌지 섭취를 피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3-3. 활성탄 (Activated Charcoal) — 경구 항암제의 흡수를 물리적으로 차단
해독, 장 건강, 숙취 해소 목적으로 복용하는 제품에 포함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활성탄은 장내에서 다양한 물질과 결합해 흡수를 방해합니다. 경구 항암제(표적치료제, 경구 화학요법제)를 복용 중인 환자가 활성탄을 복용하면 항암제 흡수가 물리적으로 차단될 수 있습니다. 항암 치료를 받는 기간에는 활성탄 함유 제품을 복용해서는 안 됩니다.
| 면역 조절을 간섭하는 것들 — 면역항암제 복용자 주의
면역관문억제제는 최근 암 치료에서 빠르게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 약물들은 암세포가 면역 시스템을 회피하지 못하도록 ‘차단’을 해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효과적인 만큼, 면역 반응의 균형이 중요합니다.
4-1. 홍삼·인삼
면역 자극 효과가 있어 면역관문억제제와 병용 시 자가면역 부작용(면역 관련 이상반응, irAE)이 증가할 가능성이 우려됩니다. 또한 CYP3A4 간섭으로 일부 항암제의 혈중 농도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세포독성 항암제,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 모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항암 치료 중 복용은 전반적으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4-2. 에키나세아 (Echinacea)
감기 예방이나 면역 강화 목적으로 많이 복용합니다. 면역 자극 효과가 있어 면역관문억제제와 상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에스트로겐 유사 활성 보고가 있어, ER+ 유방암 또는 자궁내막암 환자에게는 추가적인 주의가 필요합니다.
4-3. 버섯 추출물 (표고버섯 베타글루칸, 영지버섯, 상황버섯 등)
면역 조절 효과가 알려져 있어 항암 보조 목적으로 복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 세포독성 항암제와의 병용에서는 현재까지 큰 문제가 보고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면역관문억제제 복용자에게는 면역 조절 효과로 인한 예측하기 어려운 상호작용 가능성이 있어 병용을 권장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불확실성 자체가 위험 요소입니다.
4-4. 멜라토닌 고용량
수면 보조 목적으로 흔히 사용됩니다. 면역 조절 효과가 있어 일부 연구에서 항암 보조 가능성이 논의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특정 항암제와의 상호작용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불충분한 데이터는 ‘안전하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항암 치료 중 고용량 복용은 담당 의사와 상의 후 결정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 면역 저하 환경에서 즉각적 위험이 되는 것들
이 카테고리는 기전이 복잡하지 않습니다. 면역이 저하된 상태에서 살아있는 미생물을 복용하면 어떻게 되는지의 문제입니다. 주의가 필요한 이유가 명확하고, 결과가 빠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5-1. 프로바이오틱스 (생균 제제)
항암 화학요법은 장 점막을 손상시키고 호중구(neutrophil, 세균을 1차로 처리하는 백혈구)를 감소시킵니다. 호중구 감소증(neutropenia) 상태에서 살아있는 균이 포함된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하면, 균이 손상된 장 점막을 통해 혈류로 침투해 균혈증(bacteremia)이나 진균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경로로 인한 패혈증 사망 사례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
복용 가능 시점의 기준이 있습니다. 호중구 수가 2.5×10⁹/L(2,500/μL) 이상으로 회복된 이후, 담당 의사의 확인을 거쳐 복용을 재개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 수치는 혈액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하며,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유산균 제제의 종류도 구분이 필요합니다. 살아있는 균(생균)을 포함한 제품과 열처리·비활성화 균 제제는 다릅니다. 비활성화 제제는 일반적으로 위험이 낮습니다. 그러나 제품 유형의 구분 자체가 쉽지 않으므로, 항암 치료 중에는 모든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에 대해 주치의에게 확인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5-2. 생 발효식품 — 김치·낫토·콤부차·케피르
살아있는 균을 대량으로 포함하고 있어 면역 저하 환자에게 프로바이오틱스와 유사한 위험이 될 수 있습니다. 항암 치료 중, 특히 호중구 감소 시기에는 생 발효식품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권장됩니다. 치료 센터마다 ‘저균식(low-bacterial diet)’ 지침이 다를 수 있으므로, 담당 의료팀의 지침을 따르는 것이 원칙입니다.
| 간독성·신독성을 악화시키는 것들
항암제는 이미 간과 신장에 상당한 부담을 줍니다. 간독성을 유발하는 항암제(메토트렉세이트, 이마티닙, 다수의 표적치료제)나 신독성이 있는 항암제(시스플라틴, 카보플라틴)를 사용 중이라면, 이 부담을 가중시키는 성분에 대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6-1. 고용량 비타민 A (레티놀)
간독성이 있습니다. 메토트렉세이트와 병용 시 간독성이 배가될 위험이 있어, 메토트렉세이트 계열 항암제 복용자는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6-2. 카바 (Kava)
이완, 불안 완화 목적으로 복용하는 허브 성분입니다. 간독성이 잘 알려져 있어, 건강한 성인에서도 간 기능 이상을 유발한 사례가 있습니다. 항암 치료 중 간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는 치명적인 간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항암 치료 중 복용은 금기에 가깝습니다.
6-3. 고용량 밀크씨슬 (Silymarin)
간 보호 목적으로 복용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역설적이지만 고용량 밀크씨슬은 CYP2C9 효소를 억제해 설포닐우레아 계열 약물과 일부 항암제의 혈중 농도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저용량에서는 대부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지만, 고용량 장기 복용은 담당 의사에게 알리는 것이 권장됩니다.
| 조건부로 복용 가능한 것들 — 의사 확인 후 결정
“안 된다”만 나열하면 보호자는 무력해집니다. 항암 치료 중에도 의사 지도 하에 사용 가능한 성분들이 있습니다. 이 카테고리가 보호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입니다.
7-1. 비타민 D (결핍 교정 목적)
항암 치료 중 비타민D 결핍이 흔하게 나타납니다. 혈액검사로 결핍이 확인된 경우, 교정 목적의 비타민D 보충은 대부분의 항암 치료 중에도 허용되는 편입니다. 단 하루 4,000IU를 초과하는 고용량 장기 복용은 고칼슘혈증 위험이 있어 혈액검사를 통한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수치를 확인하지 않고 임의로 고용량을 복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7-2. 생강 (Ginger) — 오심·구역 완화 목적
항암 화학요법 유발 오심(CINV, chemotherapy-induced nausea and vomiting)에 생강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임상 연구들이 있습니다. 음식 수준의 생강 섭취나 일반적 용량의 생강 차는 대부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다만 고농도 생강 추출물은 혈소판 응집 억제 효과가 있어 항응고제·항혈소판제 병용 시 출혈 경향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복용 중인 약물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7-3. 단백질 보충 (의료팀·영양사 지도 하)
항암 치료 중 영양 불량은 치료 지속성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입니다. 근육 감소, 면역 기능 저하, 치료 부작용 악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의사·영양사의 평가를 거친 단백질 보충은 적극적으로 권장되는 편입니다. 단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시스플라틴 계열 항암제 사용자 등)는 단백질 과다 섭취가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용량 조정이 필요합니다.
7-4. 아연·마그네슘 (결핍 확인 후 교정)
시스플라틴, 카보플라틴 계열 항암제는 마그네슘과 아연 손실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혈액검사에서 결핍이 확인된 경우, 교정 목적의 보충은 대부분 권장됩니다. 반드시 혈액검사 수치를 확인한 후 복용 여부와 용량을 결정해야 합니다. 수치 확인 없이 임의 복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전체 주의 성분 종합 정리
아래 표는 지금까지 살펴본 성분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개인별 항암제 종류, 치료 단계, 신체 상태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이 표만으로 복용 여부를 결정하지 않을 것을 권합니다. 모든 판단은 담당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 성분 | 위험 카테고리 | 주요 이유 | 특히 주의 항암제 |
|---|---|---|---|
| 고용량 비타민 C·E·베타카로틴 | 항산화 역설 | ROS 중화 → 항암 효과 감소 | 세포독성 항암제, 방사선 |
| CoQ10 고용량 | 항산화 역설 | 항산화 작용, 안트라사이클린 간섭 | 독소루비신 |
| 셀레늄 고용량 | 항산화 역설 | 항산화 작용, 전립선암 위험 관련 | 세포독성 항암제 |
| 커큐민·강황 추출물 | 호르몬 치료 방해 | 엔독시펜 감소, CYP 다중 억제 | 타목시펜, 다수 항암제 |
| 이소플라본 추출물(고농도) | 호르몬 치료 방해 | 에스트로겐 수용체 작용 | 타목시펜 (ER+ 유방암) |
| 당귀·작약·황기 등 에스트로겐 유사 한방 | 호르몬 치료 방해 | 에스트로겐 유사 활성 | 타목시펜 (ER+ 유방암) |
| 세인트존스워트 | CYP 효소 광범위 간섭 | CYP3A4·P-gp 강력 유도 → 항암제 농도 급감 | 이리노테칸·이마티닙·타목시펜 외 다수 |
| 자몽·포멜로·세빌오렌지 | CYP 효소 간섭 | CYP3A4 억제, 항암제 농도 예측 불가 | 에토포시드, 탁산계 외 |
| 활성탄 | 흡수 차단 | 경구 항암제 물리적 흡수 차단 | 모든 경구 항암제 |
| 홍삼·인삼 | 면역 조절 간섭 | 면역 자극, CYP3A4 간섭 | 면역관문억제제, 다수 항암제 |
| 에키나세아 | 면역 조절 간섭 | 면역 자극, 에스트로겐 유사 활성 | 면역항암제, ER+ 유방암 치료 |
| 버섯 추출물(영지·상황 등) | 면역 조절 간섭 | 면역 조절, 면역관문억제제 상충 | 면역관문억제제 |
| 프로바이오틱스 생균 | 감염 위험 | 호중구 감소 시 균혈증·패혈증 위험 | 모든 세포독성 항암제 |
| 생 발효식품(낫토·콤부차) | 감염 위험 | 생균 포함, 면역 저하 시 감염원 | 면역 저하 유발 항암제 |
| 고용량 비타민 A | 간독성 악화 | 간독성, 병용 시 배가 | 메토트렉세이트 |
| 카바 | 간독성 악화 | 자체 간독성 + 항암 중 간손상 악화 | 간독성 항암제 |
| 고용량 밀크씨슬 | CYP 간섭(간독성 악화) | CYP2C9 억제, 혈중 농도 변화 | 일부 표적치료제 |
담당 의사에게 반드시 알려야 할 것들
진료실에서 항암 치료 계획을 논의할 때, 건강기능식품 복용 여부를 먼저 묻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간이 촉박한 진료 환경에서 빠지기 쉬운 부분입니다. 환자와 보호자 쪽에서도 “이런 것까지 말해야 하나”, “어차피 천연 성분이니 괜찮겠지” 하고 생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정보를 의사에게 알리지 않으면, 의사가 판단할 수 없습니다.
- 현재 복용 중인 모든 건강기능식품·한방 제제·허브 제품의 이름, 복용 시작 시점, 용량
- 복용 중인 처방전 없이 구입한 약(진통제, 소화제 등 포함)
- 항암 치료 시작 이후 새로 추가한 식품이나 음료(자몽주스, 특정 발효식품 등)
- 보호자가 별도로 구입해 복용시키고 있는 제품 일체
- 과거 항암 치료 경험이 있다면, 그 당시 복용했던 영양제 목록
의사의 판단에는 현재 사용 중인 항암제의 대사 경로, 치료 단계(집중 치료 중인지, 유지 치료 중인지), 호중구 수 등 혈액검사 수치, 간·신장 기능, 동반 질환과 병용 약물이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같은 성분이라도 치료 단계와 사용 항암제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이것이 “괜찮은지 안 괜찮은지” 인터넷 검색으로 확인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마무리
“면역력에 좋다고 해서 샀습니다.”
처음 그 보호자의 말이 계속 생각납니다. 뭔가를 해주고 싶다는 마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같아 불안한 마음.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됩니다.
중단을 권한 두 가지 — 고용량 비타민C·E 복합제와 홍삼 — 보호자는 처음에 받아들이기 어려워했습니다. 커큐민은 성분을 확인하고 담당 종양내과 의사에게 추가로 문의하도록 안내했습니다. 이후 외래에서 확인하니 세 가지 모두 중단한 상태였고, 대신 비타민D 결핍이 혈액검사에서 확인되어 결핍 교정을 위한 비타민D를 처방약으로 시작했습니다.
결국 이 사례에서 영양제가 모두 제거된 것이 아닙니다. 필요한 것을 정확히 확인하고, 적절한 형태로 공급하게 된 것입니다.
더 해주고 싶은 마음을 담당 의사에게 전하는 것, 지금 복용하는 것들을 숨기지 않고 알리는 것. 그것이 환자를 위한 가장 실질적인 행동입니다.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정확한 판단은 직접 진료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그 여정을 함께 가겠습니다.
참고문헌
1. Ambrosone CB, et al. Dietary Supplement Use During Chemotherapy and Survival Outcomes of Patients With Breast Cancer Enrolled in a Cooperative Group Clinical Trial (SWOG S0221). J Clin Oncol. 2020;38(8):804-814.
2. Mathijssen RH, et al. Effects of St. John’s wort on irinotecan metabolism. J Natl Cancer Inst. 2002;94(16):1247-1249.
3. Hussaarts KG, et al. Impact of Curcumin (with or without Piperine) on the Pharmacokinetics of Tamoxifen. Cancers. 2019;11(3):403.
본 칼럼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항암 치료 중 건강기능식품 복용은 치료 종류·단계·개인 상태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반드시 담당 종양내과 의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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