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는 여드름약 3개월, 여전히 개선 없다면

먹는 여드름약, 언제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6개월 전 처음 내원한 22세 대학생 환자가 있었습니다.
턱과 양 볼에 여드름이 반복적으로 발생했습니다. 염증이 가라앉아도 자국이 남았고, 호전되었다 싶으면 다시 악화됐습니다.
바르는 약으로 먼저 시작했습니다. 레티노이드 크림, 벤조일퍼옥사이드, 그리고 철저한 스킨케어를 지도했습니다.
3개월 후 재진 때 환자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조금 나아진 것 같긴 한데, 여전히 새로 올라와요.”
피부를 다시 관찰했습니다. 확실히 호전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깊은 염증성 여드름이 계속 생기고 있었습니다.
이제 먹는 약을 고려해볼 시점인 것으로 판단됐습니다.
바르는 약의 한계
지난 칼럼에서 레티노이드 같은 바르는 약에 대해 다뤘습니다. 제 경험상 경증에서 중등증 여드름의 약 70%는 바르는 약으로 조절이 가능했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하지만 나머지 30%는 다른 접근이 필요했습니다.
아무리 꾸준히 도포해도 깊은 여드름이 계속 발생합니다. 염증이 심해서 자국이 남습니다. 호전과 악화가 반복됩니다.
이런 경우 전신 치료를 고려하게 됩니다.
전신 치료로 전환하는 시점

크고 깊은 여드름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결절이나 낭종 같은 깊은 염증입니다. 바르는 약으론 도달하기 어렵습니다.
등이나 가슴까지 광범위하게 분포된 경우도 있습니다. 얼굴만 도포하기도 벅찬데, 몸 전체를 바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바르는 약을 3개월 꾸준히 사용했는데도 충분한 호전이 없다면, 다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일 수 있습니다.
여드름이 깊게 자국을 남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흉터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면 더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하게 됩니다.
생리 주기마다 턱에 여드름이 발생한다면 호르몬 영향이 큰 것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바르는 약보다 전신 치료가 더 효과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피부 상태를 직접 관찰하고 판단해야 합니다. 같은 증상이라도 개인별 반응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전신 여드름 치료제의 종류
먹는 여드름약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됩니다.
1. 항생제
독시사이클린, 미노사이클린 같은 테트라사이클린 계열 항생제가 주로 사용됩니다.
이 약물들은 두 가지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여드름균을 억제하고, 동시에 염증 반응 자체를 줄입니다. 항균과 항염 효과를 동시에 발휘하는 것입니다.
주로 중등증 염증성 여드름에서 사용합니다. 바르는 약과 병용하는 경우가 많고, 보통 3개월 이내로 단기간 사용하는 편입니다.
다만 장기 사용하면 내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위장 장애나 광과민성 같은 부작용도 있을 수 있습니다. 임신 중에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2. 이소트레티노인
환자들이 가장 많이 문의하는 약물입니다.
“로아큐탄 복용을 고려 중인데, 부작용이 심하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비타민 A 유도체로, 여드름 치료에서 가장 강력한 약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양날의 검입니다.
이 약물은 여드름 발생의 모든 단계에 작용합니다. 피지 분비를 근본적으로 줄이고, 모공 각화를 정상화하며, 여드름균을 억제하고, 염증을 감소시킵니다.
중증 여드름이나 다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중등증 여드름에서 고려됩니다. 흉터가 심하게 남을 위험이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강력한 만큼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임신 중에는 절대 사용할 수 없고,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이 약물에 대해서는 좀 더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오해도 많고, 문의가 많기 때문입니다.
3. 호르몬 치료 (여성)
경구 피임약이나 스피로노락톤 같은 항안드로겐 치료입니다.
남성호르몬(안드로겐)의 작용을 억제해서 피지 분비를 줄입니다. 성인 여성에서 생리 주기와 연관된 여드름이나 턱 라인 여드름이 주로 나타나는 경우에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소트레티노인의 효과와 작용 기전
이소트레티노인은 1982년 FDA 승인을 받았습니다. 4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중증 여드름 치료의 표준입니다.
치료 효과
대규모 연구들을 보면 이소트레티노인 치료 후:
85-90%에서 완전 관해 또는 현저한 호전
치료 종료 후 1년 내 재발률 약 20-30%
재치료 시에도 비슷한 효과
제 임상 경험상으로도 이소트레티노인만큼 극적인 변화를 보이는 약물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그만큼 주의 깊게 사용해야 합니다.
작용 기전
이소트레티노인은 여드름 발생의 네 가지 핵심 과정 모두에 작용합니다.
첫째, 피지선을 축소시킵니다.
피지선 크기가 최대 90%까지 줄어들고, 피지 생성이 극적으로 감소합니다. 치료 4주 후부터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둘째, 모공 각화를 정상화합니다.
각질세포가 정상적으로 탈락되게 만들어 모공이 막히는 것을 방지합니다.
셋째, 여드름균을 억제합니다.
피지가 줄어들면서 여드름균이 생존할 수 있는 환경 자체가 사라집니다.
넷째, 염증을 감소시킵니다.
면역 반응을 조절해서 염증 자체를 줄입니다.
이렇게 근본 원인을 모두 타깃하기 때문에 효과가 강력한 것으로 보입니다.
용량과 기간 결정
이소트레티노인 치료에서 중요한 개념이 누적 용량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체중 1kg당 총 120-150mg을 복용했을 때 재발률이 가장 낮았다고 보고됐습니다. 예를 들어 60kg 환자라면 총 7,200-9,000mg이 목표입니다.
하루 용량은 보통 체중 1kg당 0.5-1.0mg으로 시작합니다. 60kg 환자라면 하루 30-60mg입니다. 피부 상태와 부작용 정도에 따라 조절합니다.
치료 기간은 보통 4-6개월입니다. 경우에 따라 더 길어질 수도, 짧아질 수도 있습니다. 누적 용량과 피부 반응을 보면서 결정합니다.
개인별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정할 수 없습니다. 정기적인 재진을 통해 함께 조정해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부작용에 대한 설명
이소트레티노인은 효과가 강력한 만큼 부작용도 있습니다.

흔한 부작용 (대부분 경험)
피부 및 점막 건조
거의 모든 환자가 경험합니다. 입술이 트고, 코 안이 건조하며, 피부 전체가 건조해집니다. 립밤을 수시로 바르고, 보습제를 충분히 사용하는 것이 도움됩니다. 코 안에 바셀린을 바르는 것도 권장됩니다.
초기 악화
치료 시작 2-4주 사이 여드름이 일시적으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레티노이드와 비슷한 현상입니다. 미리 설명하고, 저용량으로 시작하면 정도를 줄일 수 있습니다. 대부분 2주 정도 지나면 가라앉습니다.
광과민성
햇빛에 더 예민해집니다. 자외선차단제는 필수입니다. SPF 50 이상을 매일 바르는 것이 권장됩니다.
가끔 나타나는 부작용
근육통, 관절통
10-20% 정도에서 경험합니다. 격렬한 운동 후 근육통과 비슷합니다. 보통 경미하고, 심하면 용량을 줄입니다.
간 수치 상승, 지질 상승
15-30%에서 경미한 상승이 관찰됩니다. 정기적인 혈액검사(보통 치료 시작 1개월 후, 이후 3개월마다)로 모니터링합니다. 대부분 경미하고, 약물 중단 시 정상화됩니다.
심각한 부작용 (반드시 알아야 할)
임신 중 기형 유발
이소트레티노인의 가장 중요한 금기입니다. 임신 중 복용 시 태아 기형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가임기 여성은 치료 1개월 전부터 치료 종료 1개월 후까지 반드시 피임해야 합니다. 매달 임신 테스트를 확인합니다. 이 부분만큼은 타협의 여지가 없습니다.
우울증, 정신과적 문제
이소트레티노인과 우울증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습니다. 대규모 연구들에서 명확한 인과관계가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일부 환자에서 기분 변화가 보고됐습니다.
치료 전 정신과 병력을 확인하고, 치료 중 기분 변화가 있으면 즉시 상담하도록 안내합니다. 심한 우울증이나 자살 사고가 있으면 즉시 중단합니다.

부작용이 우려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적절한 모니터링과 관리로 대부분 안전하게 치료를 마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정기적인 재진과 솔직한 소통입니다.
실제 치료 경과
앞서 언급한 22세 대학생 환자 사례로 돌아가겠습니다.
바르는 약 3개월 후 이소트레티노인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체중 65kg, 하루 30mg으로 시작했습니다.
1개월 후
“입술이 정말 많이 마릅니다. 그리고 여드름이 조금 더 올라온 것 같습니다.” 환자가 이렇게 보고했습니다.
예상 범위였습니다. 립밤을 자주 바르도록 권했고, 초기 악화는 곧 지나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혈액검사는 정상이었습니다.
2개월 후
“새로 발생하는 것이 확실히 줄었습니다. 피부도 덜 기름집니다.” 좋은 신호였습니다. 용량을 40mg으로 증량했습니다.
4개월 후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깨끗한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염증성 여드름이 거의 소실됐습니다. 누적 용량을 계산하니 목표치의 약 70% 정도였습니다.
6개월 후 (치료 종료)
완전 관해 상태였습니다. 누적 용량 약 7,800mg.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처음에는 복용이 두려웠는데, 시작하길 잘한 것 같습니다.” 환자가 만족감을 표현했습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습니다. 가끔 작은 여드름 1-2개가 발생하지만,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자주 받는 질문
Q. 이소트레티노인, 평생 복용해야 하는 약물인가요?
A. 아닙니다. 보통 4-6개월 치료 후 중단합니다. 재발하면 재치료가 가능합니다.
Q. 음주는 금지되는 것인가요?
A. 간에 부담을 줄 수 있어 권장하지 않습니다. 소량의 음주는 큰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혈액검사 수치를 보면서 판단합니다.
Q. 운동은 가능한가요?
A. 네, 가능합니다. 다만 근육통이 있으면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Q. 레이저나 필링 시술을 받을 수 있나요?
A. 치료 중에는 피부가 예민하므로 권장하지 않습니다. 치료 종료 6개월 후부터 가능합니다.
Q. 재발률은 어느 정도인가요?
A. 연구마다 다르지만 1년 내 20-30% 정도로 보고됩니다. 누적 용량을 충분히 채우면 재발률이 낮은 경향이 있습니다.
결론
바르는 약으로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했다면, 전신 치료가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이소트레티노인은 강력한 치료제입니다. 부작용이 우려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적절한 모니터링과 관리로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혼자 고민하지 말고, 정확한 진단과 상담을 받는 것입니다. 여드름 종류, 중증도, 과거 치료 반응, 생활 패턴, 임신 계획 등을 모두 고려해서 적합한 치료를 함께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3년, 5년, 10년 고생하는 분들을 봅니다. 조금만 더 일찍 적극적인 치료를 시작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 때가 많습니다.
더 이상 혼자 끙끙 앓지 마세요. 적합한 치료가 분명히 있습니다.
먹는 약 치료 전 준비사항
□ 피부과 진료 예약
□ 과거 치료 경과 정리
□ 현재 복용 중인 약 목록
□ 임신 계획 확인 (여성)
□ 정신과 병력 확인
□ 정기 혈액검사 일정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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