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 재발의 이해와 장기적인 관리

재발 방지와 장기 관리 전략
6개월 전 이소트레티노인 치료를 종료한 28세 환자가 다시 내원했습니다.
치료 종료 당시 피부는 매우 깨끗했습니다. 5년간 지속됐던 여드름이 거의 소실됐고, 환자는 만족스러워했습니다.
“이제 평생 발생하지 않는 것인가요?” 당시 이렇게 문의했습니다.
그런데 3개월 후, 턱과 볼에 여드름이 다시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렇게 강력한 약까지 복용했는데 왜 또 생기는 것인가요?” 목소리에 좌절감이 묻어났습니다.
이 환자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재발의 원인
여드름 치료의 가장 어려운 점이 바로 재발입니다.
이소트레티노인처럼 강력한 약물로 치료해도 재발률이 20-30%입니다. 바르는 약만 사용한 경우는 더 높습니다. 제 임상 경험상 절반 이상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여드름이 다시 발생하는 것으로 관찰됩니다.
여드름의 만성적 특성
이 부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드름은 감기처럼 완치되는 질환이 아닙니다. 당뇨나 고혈압처럼 관리하는 만성 질환에 가깝습니다.
여드름을 일으키는 네 가지 핵심 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과도한 피지 분비
모낭 각화 이상
여드름균 증식
염증 반응
이 중 근본 원인은 첫 번째와 두 번째입니다. 과도한 피지 분비와 모낭 각화 이상. 이 두 가지는 주로 유전적 체질과 호르몬에 의해 결정됩니다.
치료는 이 과정들을 억제하는 것이지, 체질 자체를 바꾸는 것이 아닙니다. 이소트레티노인이 피지선을 축소시키지만, 치료 종료 후 시간이 지나면 피지선이 다시 어느 정도 회복됩니다. 완전히 예전으로 돌아가지는 않지만, 50-60% 정도는 회복되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그래서 재발하는 것입니다. 체질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재발을 촉진하는 요인
체질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합니다. 같은 체질이어도 어떤 때는 안정적이다가 어떤 때는 악화됩니다. 무엇이 차이를 만드는 것일까요?

호르몬 변동
여성의 경우 생리 주기, 임신, 출산, 폐경 등 호르몬이 변하는 시기에 여드름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프로게스테론이 증가하는 황체기(배란 후부터 생리 전)에는 피지 분비가 30% 정도 증가합니다.
남성도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수면이 부족하면 코르티솔이 증가하고, 이것이 안드로겐 수용체를 자극해서 피지 분비를 늘립니다.
스킨케어 습관의 변화
치료 중에는 열심히 관리하다가 호전되니 방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외선차단제를 생략하거나, 클렌징을 대충 하거나, 코메도제닉(comedogenic) 성분이 들어간 제품을 사용하기 시작하면 여드름이 다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식습관
고혈당지수(GI) 식품과 유제품은 여드름과 연관성이 있다고 여러 연구에서 보고됐습니다. 특히 탈지우유는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IGF-1)를 증가시켜 피지 분비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GI 식품(흰 쌀밥, 흰 빵, 설탕)을 섭취하면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고, 인슐린이 분비되며, 이것이 IGF-1과 안드로겐 생성을 증가시킵니다. 피지선은 이 신호에 반응해서 더 많은 피지를 만듭니다.
스트레스와 수면
만성 스트레스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HPA axis)을 활성화시킵니다. 부신에서 코르티솔과 안드로겐이 증가하고, 피지선과 각질세포가 자극받습니다. 염증 반응도 증폭됩니다.
수면 부족(6시간 미만)은 코르티솔 리듬을 깨뜨리고, 염증성 사이토카인(IL-1, IL-6, TNF-α)을 증가시킵니다. 한 연구에서 수면의 질이 나쁜 그룹이 좋은 그룹보다 여드름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환경 요인
습도가 높거나 더운 환경, 마스크 착용(마스크네), 헬멧이나 모자 착용, 특정 약물(스테로이드, 일부 피임약, 단백질 보충제) 등도 여드름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장기 관리 전략
제 임상 경험상 장기적으로 좋은 상태를 유지하는 환자들에게는 공통점이 관찰됩니다.
유지 요법 (Maintenance Therapy)
치료가 종료됐다고 완전히 중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용량이나 빈도를 줄여서 계속 사용하는 것입니다.
레티노이드 유지 요법
바르는 레티노이드(아다팔렌, 트레티노인 등)는 여드름 유지 요법의 핵심입니다. 12주 치료 후 호전되면, 매일에서 주 2-3회로 줄여서 계속 사용합니다.
대규모 연구를 보면, 레티노이드 유지 요법을 한 그룹은 재발률이 15-20%인 반면, 중단한 그룹은 40-50%였습니다. 2배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레티노이드는 모낭 각화를 정상화하고, 면포 형성을 예방하며, 항염 효과도 있습니다. 즉, 여드름이 시작되는 단계 자체를 차단하는 것입니다.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새로운 여드름 발생을 막을 수 있습니다.
사용 방법:
치료 단계(12주): 매일 저녁 사용
유지 단계(이후): 주 2-3회 (월, 수, 금 또는 화, 목, 토)
개인차가 있으므로 피부 상태를 보면서 조절합니다. 다시 발생하면 빈도를 늘리고, 안정적이면 유지합니다.
벤조일퍼옥사이드 (BPO)
BPO는 여드름균을 억제하는 강력한 항균제입니다. 항생제와 달리 내성이 발생하지 않아서 장기 사용이 가능합니다. 레티노이드와 함께 사용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습니다.
보통 2.5-5% 농도를 아침에 사용하고, 저녁에는 레티노이드를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또는 아다팔렌+BPO 복합제를 저녁에 사용하기도 합니다.
스킨케어 루틴 확립
매일 하는 스킨케어가 장기 관리의 기초입니다.
아침 루틴
1단계: 저자극 클렌저로 세안 (pH 5.5 전후)
피지와 밤사이 쌓인 노폐물을 제거합니다. 거품이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닙니다. SLS(Sodium Lauryl Sulfate) 같은 강한 계면활성제는 피부 장벽을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2단계: 보습제 (non-comedogenic)
여드름 피부도 보습이 필요합니다. 세라마이드, 히알루론산, 나이아신아마이드가 함유된 제품이 권장됩니다. 오일프리 또는 겔 타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건조한 피부라면 가벼운 로션도 적절합니다.
3단계: 자외선차단제 (SPF 50+, PA++++)
레티노이드 사용 중에는 필수입니다. 물리적 차단제(징크옥사이드, 티타늄디옥사이드) 또는 가벼운 화학적 차단제를 선택합니다. 끈적임이 적고 백탁 현상이 없는 제품이 순응도가 높습니다.
저녁 루틴
1단계: 이중 세안 (메이크업 했을 경우)
오일 클렌저 또는 미셀라 워터로 자외선차단제와 메이크업을 제거하고, 이어서 폼 클렌저로 한 번 더 세안합니다.
2단계: 10-15분 대기 (피부 건조)
젖은 피부에 레티노이드를 바르면 흡수가 빨라져서 자극이 증가합니다. 완전히 마를 때까지 기다립니다.
3단계: 레티노이드 (유지 요법 스케줄에 따라)
적정량을 얼굴 전체에 얇게 펴 바릅니다. 눈가와 입가는 피하거나 보습제를 먼저 바른 후 사용합니다.
4단계: 보습제 (선택사항)
건조하거나 자극이 있으면 레티노이드 위에 보습제를 한 번 더 바릅니다.
생활습관 조절
약물과 스킨케어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일상의 작은 습관들이 누적되어 차이를 만듭니다.

식습관
권장: 저GI 식품 (현미, 통밀, 채소, 과일), 오메가-3 지방산 (등푸른 생선, 견과류), 항산화제가 풍부한 식품 (베리류, 녹색 채소)
제한: 고GI 식품 (흰 쌀밥, 흰 빵, 설탕, 과자), 유제품 (특히 탈지우유), 과도한 단백질 보충제
하지만 너무 엄격할 필요는 없습니다. 스트레스가 더 문제입니다. 80:20 법칙으로, 평소에는 건강하게 섭취하고 가끔은 원하는 것을 먹어도 적절합니다.
수면
7-8시간 수면을 권장합니다. 특히 수면의 질이 중요합니다. 깊은 수면(slow-wave sleep) 중에 성장호르몬이 분비되고, 피부가 재생되며, 염증이 가라앉습니다.
수면 위생: 일정한 시간에 취침하고 기상하기, 침실은 어둡고 시원하게 (18-20°C), 취침 1시간 전 블루라이트 차단 (스마트폰, TV), 카페인은 오후 2시 이전만
스트레스 관리
스트레스를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관리할 수는 있습니다. 규칙적인 운동 (주 3회, 30분 이상), 명상이나 요가, 취미 활동, 충분한 휴식이 도움이 됩니다.
운동은 특히 중요합니다. 유산소 운동은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을 감소시키며, 수면의 질을 높입니다. 단, 운동 직후에는 땀을 빨리 씻어내야 합니다. 땀이 마르면서 모공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기적 모니터링
혼자 관리하지 마세요. 정기적으로 의사와 상의하면서 조절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치료 종료 후 일정:
1개월 후: 유지 요법 시작, 피부 상태 확인
3개월 후: 재발 여부 평가, 유지 요법 조정
6개월 후: 장기 경과 평가
이후: 3-6개월마다 또는 필요시
재발 시 대응
유지 요법을 잘 하고 생활습관도 관리했는데, 그래도 여드름이 다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낙담할 필요는 없습니다. 예상 범위입니다.
작은 여드름 몇 개 정도라면 유지 요법 빈도를 늘리는 것으로 충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염증이 심하거나 계속 발생한다면, 혼자 고민하지 말고 재진을 받는 것이 권장됩니다.
제 임상 경험상 재발 초기에 빨리 개입하면 악화를 막을 수 있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기다리다 보면 점점 심해져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피부 상태에 따라 약물을 조정하거나, 다른 치료를 추가하거나, 생활습관 중 놓친 부분이 없는지 함께 점검할 수 있습니다.
흉터 예방
여드름 자체보다 흉터가 더 큰 문제입니다. 여드름은 치료되지만, 흉터는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흉터 발생 메커니즘
염증이 깊고 오래 지속되면 진피 조직이 파괴됩니다. 우리 몸이 이를 복구하려고 하지만, 원래의 정교한 구조를 완전히 재현하지 못합니다. 콜라겐이 과도하게 생성되면 비후성 흉터가, 부족하면 위축성 흉터가 됩니다.
위축성 흉터가 훨씬 흔합니다(90% 이상). 아이스픽형(깊고 좁음), 롤링형(넓고 얕음), 박스카형(각진 모양) 세 가지 타입이 있습니다.
흉터 예방 원칙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
여드름이 발생하면 빨리 치료해야 합니다. 2-3주 이상 지속되는 염증성 여드름은 흉터를 남길 위험이 높습니다. 저절로 낫기를 기대하지 마세요.
절대 짜지 않기
손으로 짜면 염증이 더 깊이 퍼지고, 주변 조직이 손상되며, 색소침착과 흉터가 생깁니다. 특히 깊은 결절이나 낭종은 절대 짜면 안 됩니다.
면포(좁쌀)는 면포 압출기로 조심스럽게 제거할 수 있지만, 염증성 여드름은 건드리지 마세요. 병원에서 적절한 시술(압출, 주사)을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염증을 빨리 가라앉히기
크고 깊은 여드름이 발생하면 병원에서 병변내 주사(스테로이드 희석액 주입)를 받으면 24-48시간 안에 염증이 가라앉습니다. 흉터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자외선 차단
염증 후 색소침착(PIH)을 예방하려면 자외선차단제가 필수입니다. 멜라닌 세포가 자외선에 자극받으면 색소를 더 많이 만듭니다. 흐린 날도 빠짐없이 바르세요.
레티노이드 지속
레티노이드는 피부 재생을 촉진하고, 콜라겐 합성을 증가시키며, 색소침착을 개선합니다. 장기 사용하면 얕은 흉터가 어느 정도 호전될 수 있고, 새로운 흉터 예방에도 도움이 됩니다.
장기 관리 성공 사례
3년 전 이소트레티노인 치료를 받았던 32세 여성 환자입니다.
당시 양 볼과 턱에 심한 결절성 여드름이 있었고, 6개월간 치료 후 거의 깨끗해졌습니다.
치료 종료 후 1개월
유지 요법을 시작했습니다. 아다팔렌+BPO 복합제를 주 3회(월, 수, 금) 사용하고, 아침에는 자외선차단제를 빠짐없이 도포했습니다.
치료 종료 후 3개월
재진 때 피부 상태가 양호했습니다. “새로 발생한 것은 거의 없습니다. 가끔 턱에 1-2개 생길 때가 있는데, 금방 가라앉습니다.” 환자가 보고했습니다.
치료 종료 후 6개월
생리 전에 턱 여드름이 좀 더 발생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 시기에는 매일 사용하도록 권했습니다. “그렇게 하니까 확실히 덜 발생합니다.” 효과적이었습니다.
치료 종료 후 1년
여전히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가끔 작은 여드름이 1-2개 발생하지만,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었습니다. 유지 요법을 주 2회로 줄였습니다.
치료 종료 후 3년 (현재)
지금도 유지 요법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주 1-2회만 바르고, 나머지 스킨케어와 생활습관을 잘 지키고 있습니다. “이제 여드름 걱정 없이 지냅니다. 가끔 생각하면 3년 전이 믿기지 않습니다.” 환자가 만족감을 표현했습니다.
유지 요법을 꾸준히 하고, 자외선차단제를 매일 도포하고, 생리 주기를 파악해서 그 시기에는 빈도를 늘리고, 정기적으로 재진을 받으면서 함께 조절해온 결과였습니다.
결론
여드름은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라 관리하는 질환입니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치료가 종료됐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때부터가 진짜 시작입니다.
하지만 절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당뇨 환자가 혈당 관리를 하듯, 고혈압 환자가 혈압 관리를 하듯, 우리는 여드름을 관리하면 됩니다. 잘 관리하면 거의 없는 상태로 지낼 수 있습니다.
유지 요법을 지속하고, 매일 스킨케어를 하고, 생활습관을 조절하고, 정기적으로 의사와 상의하고, 재발해도 당황하지 말고 일찍 개입하는 것. 이런 작은 습관들이 누적되어 차이를 만듭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트레스받지 마세요. 피부 때문에 인생을 망칠 수는 없습니다.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나머지는 받아들이세요.
3년째 유지 요법을 하고 있는 그 환자처럼, 적절한 관리로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함께 가겠습니다.
장기 관리 체크리스트
유지 요법
□ 레티노이드 주 2-3회 (또는 처방대로)
□ BPO 아침 사용 (필요시)
□ 생리 주기 파악 (여성)
매일 스킨케어
□ 아침: 클렌저 – 보습제 – 자외선차단제
□ 저녁: 클렌저 – 레티노이드 – 보습제
생활습관
□ 7-8시간 수면
□ 저GI 식단 위주
□ 규칙적 운동 (주 3회)
□ 스트레스 관리
정기 체크
□ 치료 종료 1개월 후 재진
□ 3개월 후 재진
□ 6개월 후 재진
□ 이후 3-6개월마다 또는 필요시
본 칼럼은 임상 경험과 의학 논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개인별 상태는 다를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처방은 직접 진료를 통해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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