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자로, 살만 빼는 약이 아닙니다

체중 감량 너머, 혈당·혈압·콜레스테롤까지 바뀌는 이유
최근 진료실에서 44세 남성 환자를 만났습니다.
체중 89kg, 고혈압으로 약을 복용 중이었고, 건강검진에서 혈당과 중성지방 수치가 처음으로 높게 나왔다고 했습니다. 다이어트도 해보고 운동도 해봤지만 6개월 이상 유지된 적이 없었습니다. 마운자로를 맞으면 살이 많이 빠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내원했습니다.
처방 전 혈액검사와 체성분 검사를 먼저 시행했습니다.
공복혈당 108mg/dL, 당화혈색소 6.1%, 중성지방 218mg/dL, 수축기 혈압 138mmHg(약 복용 중에도). 대사증후군 진단 기준 세 가지를 충족하고 있었습니다.
살을 빼러 왔지만, 이 환자가 마운자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체중 감량만이 아니었습니다.
위고비와 무엇이 다른가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는 2022년 미국 FDA 승인을 받은 비만 및 제2형 당뇨 치료제입니다. 국내에서는 현재 당뇨 치료제로 허가돼 있으며, 비만 치료 목적의 처방은 의사 판단하에 진행됩니다.
기존에 많이 알려진 위고비·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은 GLP-1이라는 호르몬 수용체 하나를 자극합니다. 마운자로는 여기에 GIP라는 호르몬 수용체를 하나 더 자극합니다. 이 두 호르몬은 식사 후 소장에서 분비되며, 인슐린 분비를 돕고 식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두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하면 어떤 차이가 생기는지, 직접 비교한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 SURMOUNT-5 —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2.4mg) 직접 비교 연구 결과 (72주)마운자로: 평균 체중 -20.2%위고비: 평균 체중 -13.7%체중 20% 이상 감량 달성률: 마운자로 32% vs 위고비 16%출처: Wadden et al., NEJM Evidence 2025 |
같은 주 1회 주사제이지만, 두 수용체를 함께 자극하는 방식이 체중 감량과 대사 지표 모두에서 더 큰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살이 빠지면서 함께 일어나는 변화들
진료실에서 마운자로를 처방한 환자들이 가장 놀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살이 빠지는 것뿐 아니라, 혈당이 내려가고 혈압이 떨어지고 중성지방이 줄어든다는 사실입니다.
이 변화들은 마운자로가 췌장, 지방 조직, 뇌, 혈관 등 여러 곳에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에 일어납니다. 체중계 숫자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몸 안의 대사 환경 자체가 바뀌는 것으로 보입니다.
혈당이 내려갑니다 — 당뇨 전단계라면 특히 주목할 변화
마운자로는 혈당이 높을 때만 인슐린 분비를 자극합니다. 정상 혈당에서는 과도한 인슐린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구조입니다. 동시에 간에서 혈당을 높이는 호르몬(글루카곤)의 분비를 억제합니다.
건강검진에서 공복혈당이 100~125mg/dL 사이로 나온 적 있다면 당뇨 전단계에 해당합니다. 이 상태에서 마운자로를 시작하면 체중 감량과 함께 혈당이 정상 범위로 돌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 진료실에서도 이 변화를 경험한 환자들을 봅니다.
| SURMOUNT-1 연구 혈당 변화 결과 (비당뇨 비만 환자 2,539명, 72주)공복혈당: 평균 7.9mg/dL 감소인슐린 저항성 지수(HOMA-IR): 약 40% 개선당뇨 전단계에서 정상 혈당으로 회복된 비율: 위약 대비 유의미하게 높음출처: Jastreboff et al., NEJM 2022 |
혈압이 내려갑니다 — 심혈관 위험도까지 줄어든다는 근거
비만이 있으면 혈압도 같이 올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방 조직이 늘어나면 혈관에 가해지는 압력이 커지고, 염증 물질 분비도 늘어납니다. 마운자로는 체중 감량 효과와 함께 혈관에 직접 작용해 혈압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같은 연구에서 수축기 혈압이 평균 7.4mmHg 감소했습니다. 약을 먹고 있어도 혈압 조절이 잘 안 되던 환자들 중 일부는 마운자로 치료 후 혈압약 용량 조정을 논의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2024년 발표된 SURPASS-CVOT 연구에서는 심혈관 질환이 있는 제2형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마운자로를 사용한 군에서 심근경색·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이 위약 대비 유의미하게 낮아진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 SURMOUNT-1 연구 혈압·염증 변화 결과 (72주)수축기 혈압: 평균 7.4mmHg 감소이완기 혈압: 평균 3.4mmHg 감소염증 지표(고감도 CRP): 위약 대비 유의미하게 감소출처: Jastreboff et al., NEJM 2022 |
중성지방이 줄고 좋은 콜레스테롤이 늘어납니다
건강검진에서 중성지방이 높게 나왔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비만과 함께 오는 흔한 패턴입니다. 중성지방이 높고 HDL(좋은 콜레스테롤)이 낮은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혈관 건강에 부담이 됩니다.
마운자로 치료 후 중성지방은 평균 24.3% 감소하고, HDL 콜레스테롤은 평균 8.4%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서 별도 약물 처방까지 고려하던 환자들이 마운자로 치료 후 수치가 정상화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LDL 콜레스테롤은 일부 연구에서 소폭 증가가 관찰됐습니다. 전반적인 심혈관 위험도 지표는 개선되는 방향이지만, 이 부분은 기저 상태에 따라 달리 판단해야 하므로 처방 시 함께 확인합니다.
[이미지 삽입 위치: 마운자로 치료 후 대사 지표 변화 — 체중, 혈당, 중성지방, 혈압 개선 수치 한눈에 보기]
얼마나 빠질 수 있는가 — 체중 감량 데이터
2022년 NEJM에 발표된 SURMOUNT-1 연구는 당뇨가 없는 비만 환자 2,539명을 대상으로 72주간 진행한 대규모 임상 연구입니다. 식사와 운동 등 생활습관 관리를 함께 병행한 조건에서 용량별 결과를 비교했습니다.
| SURMOUNT-1 체중 감량 결과 (72주, 생활습관 병행)위약군(약 없이 생활습관만): 평균 -3.1%마운자로 5mg: 평균 -15.0%마운자로 10mg: 평균 -19.5%마운자로 15mg: 평균 -20.9% (이 중 57%가 체중 20% 이상 감량)출처: Jastreboff et al., NEJM 2022 |
90kg인 분이라면 15mg군 평균 기준으로 약 18~19kg 감량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다만 이 수치는 연구 참여자 전체의 평균값이고, 실제 결과는 개인의 대사 상태, 생활습관 병행 여부, 약물 순응도에 따라 차이가 납니다. 처방 전 이 부분을 함께 짚어보는 이유입니다.
처방 전에 확인하는 것들
마운자로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먼저 이 약이 맞는 몸 상태인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드물지만 특정 조건에서는 주의가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처방 전 기본 검사
처음 내원하면 아래 항목들을 기본으로 확인합니다. 현재 몸 상태를 파악하는 동시에, 치료 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비교하는 기준이 됩니다.
혈당 관련: 공복혈당, 당화혈색소(HbA1c), 공복 인슐린
지질 관련: 중성지방, HDL, LDL, 총 콜레스테롤
간 기능, 신기능 기본 수치
체성분 검사: 체지방률, 근육량, 내장지방
이런 경우라면 처방 전에 꼭 말씀해 주세요
아래 항목에 해당한다고 해서 무조건 처방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추가 확인이 필요하거나 다른 접근을 함께 검토해야 하는 경우입니다.
가족 중 갑상선 수질암을 진단받은 사람이 있는 경우
다발성 내분비종양 2형(MEN2) 진단을 받은 적 있는 경우
최근 1년 이내 급성 췌장염을 앓은 경우
심한 위 마비나 만성 위장 장애로 치료 중인 경우
인슐린 또는 혈당강하제(설포닐유레아 계열)를 복용 중인 경우
갑상선 수질암 가족력의 경우, 동물 실험에서 관련 가능성이 관찰됐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상 처방을 피하도록 권고되고 있습니다. 인간에서의 위험도는 아직 확립되지 않았으나, 이 항목만큼은 확인이 필요합니다.
근육 빠지는 것도 함께 관리합니다
살이 빠질 때 지방만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규모 임상 연구에서 감량된 체중의 약 25~39%가 근육을 포함한 제지방 손실이었습니다.
특히 평소 활동량이 적거나 단백질 섭취가 부족한 경우, 근육 손실이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근육이 줄면 기초대사량이 떨어져 치료 종료 후 체중이 다시 오를 위험이 커집니다. 처방 시 단백질 섭취와 저항운동 병행 계획을 함께 세우는 이유입니다.
처방 후 어떻게 진행되는가
마운자로는 처음부터 높은 용량으로 시작하지 않습니다. 2.5mg에서 시작해 4주마다 2.5mg씩 올려갑니다. 5mg, 10mg, 15mg 중에서 몸이 잘 견디면서 효과가 충분한 용량을 함께 찾아가는 방식입니다. 최고 용량까지 올리는 것이 목표가 아닙니다.
처음 몇 주간은 메스꺼움이나 소화 불편함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증량 직후에 집중되며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됩니다. 이 기간 동안 식사 방법을 조정하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2편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이런 항목들을 정기적으로 확인합니다
혈당, 당화혈색소: 초기 1~2개월 간격, 이후 3개월 간격
체성분 검사: 3개월 간격 — 근육량 변화 추적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3~6개월 간격
간 기능, 신기능: 동반 질환 있는 경우 주기적 확인
체중: 매 방문 시
체중 감량 속도도 함께 살펴봅니다. 한 달에 4kg 이상 빠르게 빠지는 경우 근육 손실과 담석 형성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용량 조정이나 단백질 섭취 점검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44세 환자, 6개월 후
처음 내원 당시 공복혈당 108, 중성지방 218, 수축기 혈압 138이었던 환자입니다. 2.5mg에서 시작해 16주 후 10mg까지 증량했습니다.
| 24주 경과 — 주요 변화체중: 89kg → 74.3kg (-14.7kg, 약 16% 감량)공복혈당: 108mg/dL → 91mg/dL (정상 범위로 회복)당화혈색소: 6.1% → 5.7%중성지방: 218mg/dL → 142mg/dL (35% 감소)수축기 혈압: 138mmHg → 124mmHg골격근량: 32.1kg → 31.6kg (저항운동 병행으로 0.5kg 감소에 그침) |
살이 빠진 것과 함께, 6개월 전까지만 해도 당뇨로 진행할 위험이 있었던 혈당이 정상 범위로 돌아왔습니다. 혈압약 용량 조정도 가능한 상태가 됐습니다.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왔지만, 결과적으로는 대사 전반이 함께 개선됐습니다. 이것이 마운자로를 단순한 다이어트 주사와 다르게 보는 이유입니다.
진료 전 미리 확인해 오시면 도움이 됩니다
아래 항목 중 해당하는 것이 있다면 진료 시 먼저 말씀해 주십시오. 처방 가능 여부와 접근 방법을 더 빠르게 검토할 수 있습니다.
□ 최근 1년 이내 급성 췌장염을 진단받은 적이 있다
□ 가족 중 갑상선 수질암(MTC)을 진단받은 사람이 있다
□ 다발성 내분비종양 2형(MEN2)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
□ 현재 위 마비, 만성 위장 장애로 치료 중이다
□ 인슐린 또는 혈당강하제(설포닐유레아 계열)를 복용 중이다
□ 현재 임신 중이거나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
[이미지 삽입 위치: 처방 전 자가 체크리스트 — 시각화 카드 형태]
정리하며
마운자로는 살을 빼는 약이 맞습니다. 그런데 이 약이 몸 안에서 하는 일은 그것보다 넓습니다.
혈당이 내려가고, 혈압이 떨어지고, 중성지방이 줄어듭니다. 살이 빠지면서 이 변화들이 함께 일어납니다. 비만이 단순한 외형 문제가 아니라 혈당·혈압·혈관 건강 전반과 연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마운자로는 그 전반을 함께 다루는 치료 도구입니다.
다만 효과가 강한 약일수록 처방 전에 제대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몸 상태 파악, 금기 항목 확인, 체성분 평가. 처방 후에는 용량 조정과 정기 검사를 통해 경과를 함께 지켜봅니다.
체중 감량을 고민하고 있다면, 혼자 판단하기보다 직접 진료를 통해 본인의 상태를 먼저 확인하는 것을 권합니다. 숫자 뒤에 있는 맥락을 함께 보면서, 그 여정을 함께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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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현대기쁨의원 임상 경험과 의학 논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개인별 건강 상태는 다를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처방은 반드시 직접 진료를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본 내용은 의학적 처방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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