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해 시작한 채식, 그러나…

신선한 케일과 녹색 채소를 손에 든 채식주의자 — 건강한 채식을 위한 영양 결핍 주의

채식주의자가 놓치기 쉬운 5가지 영양 결핍 신호

최근 진료실에서 38세 여성 환자를 만났습니다. 3년 전부터 건강을 위해 비건 식단을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내원 당시 심한 탈모와 만성 피로, 손발 저림을 호소하고 있었습니다. 혈액검사 결과는 비타민 B12 심각 결핍, 철분 저장량 고갈, 혈청 아연 저하, 혈청 알부민 경계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채식 자체가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준비 없이 시작한 채식이 문제였습니다.

채식은 심혈관 질환, 당뇨병, 비만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근거가 축적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동물성 식품을 제한하는 식이 패턴은 구조적으로 특정 영양소의 공급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그 결과가 몸에 드러나기까지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결핍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 칼럼은 채식을 말리거나 권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채식을 하고 있거나 시작을 고려 중인 분들이 미리 알아야 할 의학적 정보와, 채식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결핍을 예방할 수 있는 실천 방법을 함께 정리한 것입니다.

채식의 종류와 영양 결핍 위험도 — 같은 채식이 아닙니다

채식은 단일한 개념이 아닙니다. 무엇을 허용하느냐에 따라 영양 결핍의 위험 프로필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제한 범위가 넓을수록, 즉 비건에 가까울수록 결핍 위험은 높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신이 어느 유형의 채식을 하고 있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결핍 예방의 출발점입니다.¹

채식 유형별 주요 결핍 위험 비교

채식 유형허용 식품주요 결핍 위험가장 주의할 영양소
비건식물성만 허용B12, 칼슘, 비타민D, 아연, 단백질, 오메가3, 요오드B12 — 식물성 공급원 없음, 반드시 확인 필요
락토채식유제품 허용B12, 철분, 아연, 오메가3철분 — 비헴철 흡수율 낮음
락토오보채식유제품·달걀 허용철분, 아연, 오메가3B12 공급은 가능하나 불규칙 섭취 시 위험
페스코채식어류 추가 허용비타민D, 아연오메가3 공급은 상대적으로 안전

채식 중에도 정제 탄수화물(흰 빵, 흰 쌀밥, 면류, 떡 등)을 주식으로 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단백질과 미량영양소 섭취가 구조적으로 부족해지는 식이 패턴으로, 영양 결핍 위험을 가장 높이는 채식 방식입니다. 식물성이라도 통곡물, 콩류, 견과류, 다양한 채소를 균형 있게 포함하는 것이 전제조건입니다.

1. 단백질 결핍 — 가장 흔하고 가장 과소평가되는 문제

PROTEIN 표지판과 두부·콩류·견과류 등 식물성 단백질 식품 — 채식주의자 단백질 조합으로 필수아미노산 충족

채식주의자가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흔합니다. 48개 연구를 포함한 체계적 문헌 고찰에 따르면, 비건 식단은 다른 모든 식이 유형에 비해 단백질 섭취량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¹ 그러나 단순한 섭취량 부족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필수아미노산의 구성 문제입니다.

왜 결핍되는가 — 필수아미노산 구성의 차이

인체가 스스로 합성하지 못해 반드시 식품으로 공급받아야 하는 필수아미노산은 9종입니다. 동물성 단백질은 이 9종을 고루 포함하는 완전 단백질이지만, 대부분의 식물성 단백질은 한두 가지가 부족한 불완전 단백질입니다.

구체적으로 쌀을 비롯한 곡류는 라이신이 부족하고, 콩류는 메티오닌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단백질 소화 흡수율을 보정한 지수(PDCAAS)를 기준으로 할 때, 대두와 퀴노아는 동물성 단백질에 근접한 점수를 받지만 대부분의 식물성 단백질은 그에 못 미칩니다. 즉, 총 섭취량이 충분해 보여도 특정 필수아미노산이 부족하면 단백질 대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어떤 증상으로 나타나는가

  • 탈모 및 모발 질 저하: 모발의 주성분인 케라틴은 단백질로 이루어집니다. 단백질 공급이 부족해지면 모낭으로 가는 영양이 줄어들어 휴지기 탈모(telogen effluvium)가 발생합니다. 채식 시작 후 3~6개월 뒤 탈모가 심해지는 경우, 단백질 결핍을 먼저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 근육량 감소와 지속적 피로: 단백질은 근육 합성의 핵심 원료입니다. 만성 결핍이 지속되면 근육이 점진적으로 줄어들고 기초대사율이 저하되어 쉽게 피로해지는 상태가 됩니다. 특히 운동을 하는데도 근육이 붙지 않는다면 단백질 섭취를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 면역 기능 저하: 항체와 면역세포의 원료가 단백질입니다. 결핍이 지속되면 감염에 취약해지고 상처 회복이 느려집니다.
  • 저알부민혈증성 부종: 심한 단백질 결핍은 혈청 알부민 저하로 이어져 혈관 밖으로 수분이 새어 나오는 부종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발목이나 종아리가 자주 붓는다면 혈청 알부민 수치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천 지침 — 식물성 단백질 조합으로 완전 단백질 만들기

핵심 원칙은 불완전 단백질끼리 조합하여 서로의 부족한 아미노산을 보완하는 것입니다. 한 가지 식품만으로 완전한 단백질을 공급하려 하기보다 하루 식단 전체에서 다양한 식물성 단백질원을 조합하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단백질 상보는 같은 끼니에 이루어지지 않아도 하루 안에 다양한 식품을 섭취하면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²

식물성 단백질 조합 실천 가이드

조합 방식대표 조합 예시보완되는 아미노산실천 방법
곡류 + 콩류밥 + 콩(두부·청국장·낫토)쌀의 부족한 라이신을 콩이 보완밥 한 공기에 두부·콩조림·된장찌개 병행
곡류 + 콩류 (응용)통밀빵 + 후무스(병아리콩)밀의 라이신 부족을 병아리콩이 보완중동식 피타 + 후무스, 귀리죽 + 두유
완전 단백질 식품 단독퀴노아, 두부, 에다마메, 템페9종 필수아미노산 모두 포함현미밥 대신 퀴노아 밥, 간식으로 에다마메
견과류 + 곡류통밀빵 + 땅콩버터견과류의 메티오닌이 곡류 부족분 보완통곡물 크래커 + 아몬드버터, 그래놀라바

퀴노아, 대두(두부·두유·템페·낫토·에다마메), 아마란스는 식물성 식품 중 드물게 9종 필수아미노산을 모두 포함하는 완전 단백질입니다. 특히 두부와 낫토는 한국인의 일상 식단에서 가장 접근하기 쉬운 완전 단백질 공급원입니다. 채식을 하면서 매끼 밥만 먹고 반찬을 소홀히 하는 경우라면, 두부·청국장·된장국을 반드시 병행하는 것이 단백질 결핍 예방의 가장 실용적인 방법입니다.

2. 비타민 B12·철분·아연·오메가3 — 구조적으로 부족해지는 미량영양소

비타민 B12 표지판과 육류·생선·달걀·치즈 등 동물성 식품 — 채식주의자 B12 결핍 위험 식물성 공급원 없음

비타민 B12 — 식물성 식품에 사실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비타민 B12는 미생물에 의해 합성되며 동물성 식품에만 안정적으로 존재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식물성 B12 공급원은 없습니다. 비건 집단의 B12 평균 섭취량은 하루 0.24~0.49μg 수준으로, 권장 섭취량인 2.4μg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습니다.¹ 해조류, 발효 식품, 일부 영양효모가 B12를 포함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그 형태가 인체가 이용 가능한 활성형 B12와 다른 경우가 많아 신뢰할 수 있는 공급원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B12 결핍은 서서히 진행되며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식물성 식품에 풍부한 엽산(비타민 B9)이 B12 결핍으로 인한 혈액 이상을 일시적으로 가려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빈혈이 없어도 신경 손상은 조용히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B12 결핍이 채식주의자에게 가장 위험한 결핍으로 분류되는 이유입니다.²

주요 증상

  • 만성 피로,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 손발 저림 및 감각 이상 — 말초신경 손상의 초기 신호
  • 설통(혀의 통증·작열감) 및 구내염 반복
  • 어지럼증, 창백한 피부, 숨이 쉽게 참
  • 심한 경우 아급성 척수변성 — 이 단계에서 신경 손상은 비가역적일 수 있습니다

철분 — 섭취량이 아니라 흡수율의 문제

채식주의자의 철분 결핍은 섭취량보다 흡수율의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식물성 식품에 포함된 비헴철(non-heme iron)의 흡수율은 2~20% 수준으로, 동물성 식품의 헴철(heme iron, 흡수율 15~35%)에 비해 현저히 낮습니다. 여기에 식물성 식품에 풍부한 피틴산, 폴리페놀(차·커피), 칼슘이 비헴철 흡수를 추가적으로 방해합니다.³

이 때문에 채식주의자는 일반 권장 철분 섭취량보다 더 높은 섭취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월경이 있는 여성이 비건 식단을 유지하는 경우 철분 결핍성 빈혈의 위험이 특히 높습니다.

주요 증상

  • 지속적인 피로감, 활동 후 극심한 피곤함
  • 창백한 피부 및 점막 (눈 안쪽 결막, 손발톱 하부)
  • 집중력 저하, 두통
  • 탈모 — 특히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며 빠지는 경우
  • 손발 냉감 — 철분 결핍성 빈혈은 수족냉증의 원인 중 하나입니다
  • 심한 경우 스푼 네일(koilonychia) — 손발톱이 숟가락처럼 오목해지는 변형

흡수율을 높이는 실천 방법

비헴철의 흡수를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비타민 C와 함께 섭취하는 것입니다. 비타민 C는 비헴철을 흡수하기 쉬운 형태로 전환시킵니다. 시금치나 두부를 먹을 때 레몬즙을 뿌리거나 파프리카·브로콜리를 함께 섭취하는 것이 실용적인 방법입니다.

반대로 철분 흡수를 방해하는 조합을 피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철분이 풍부한 식사 직전과 직후에 차·커피를 마시거나 칼슘 보충제를 복용하면 철분 흡수율이 크게 낮아질 수 있습니다. 이를 분리하는 것만으로도 흡수율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조리법 측면에서는 콩류와 곡물을 조리 전 물에 8~12시간 이상 불리면 피틴산이 일부 용출되어 미네랄 흡수율이 개선됩니다. 발아(sprouting)는 피틴산 함량을 30~60%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으며, 발효 과정 역시 피틴산 분해에 효과적입니다. 된장, 청국장, 낫토, 템페는 발효 과정을 통해 피틴산이 일부 분해된 식품이라는 점에서 채식주의자에게 유리한 식품군입니다.⁴

아연 — 피틴산의 또 다른 피해자

아연도 식물성 식품에서는 피틴산의 방해로 흡수율이 낮습니다. 채식주의자는 일반적으로 아연 섭취량과 혈청 아연 수치 모두 육식자보다 낮은 경향이 있으며, 이는 흡수율 차이가 주된 이유로 분석됩니다.³

주요 증상

  • 탈모 — 특히 머리카락이 전반적으로 가늘어지는 경우
  • 피부 건조, 각질화, 상처 회복 지연
  • 손발톱에 흰 점 또는 줄이 생기거나 잘 부러짐
  • 미각·후각 저하 — 음식 맛이 예전 같지 않다는 느낌
  • 반복적인 구내염, 면역 기능 저하

아연 흡수율을 높이는 방법 역시 철분과 유사합니다. 콩류를 불리거나 발아시키면 피틴산이 감소하여 아연 흡수율이 개선됩니다. 또한 호박씨, 참깨, 해바라기씨 등 씨앗류는 상대적으로 흡수 가능한 아연을 포함합니다. 두부를 자주 섭취하고, 통곡물보다 발아 곡물이나 발효 식품을 활용하는 것이 아연 흡수에 유리합니다.

오메가3 지방산 — ALA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식물성 식품에 포함된 오메가3는 알파-리놀렌산(ALA) 형태입니다. 아마씨, 들깨, 치아씨드, 호두가 대표적인 공급원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신체에서 필요한 활성형 오메가3는 EPA와 DHA입니다. ALA가 EPA와 DHA로 전환되는 비율은 5~10% 이하로 매우 낮습니다.³ 즉, 아마씨를 아무리 많이 먹어도 EPA·DHA의 충분한 공급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EPA와 DHA는 주로 등 푸른 생선과 해산물에 풍부하며, 그 생물학적 기원은 해조류입니다. 페스코채식이 아닌 경우, 해조류 유래 EPA·DHA 오메가3 보충에 대해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EPA·DHA 결핍은 집중력 저하, 건조하고 거친 피부, 우울감 경향 등과 연관될 수 있습니다.

아연·오메가3 실천 핵심
• 아연: 호박씨·참깨·해바라기씨를 매일 한 줌 정도 간식으로 섭취하고, 두부·템페를 정기적으로 포함합니다
.• 오메가3 ALA 공급: 들기름(가열 조리 금지, 생으로 활용), 아마씨 가루, 치아씨드를 식단에 꾸준히 포함합니다.
• EPA·DHA 공급: 페스코채식이 아닌 경우 해조류 유래 오메가3 보충 여부를 의사와 상담하십시오
• 오메가3 비율 개선을 위해 오메가6가 과도한 콩기름·해바라기씨유 대신 들기름·아마씨유를 생식으로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3. 뼈 건강 — 칼슘·비타민D 결핍과 골절 위험

골다공증으로 구멍이 뚫린 뼈 단면 3D 일러스트 — 채식주의자 칼슘 비타민D 결핍으로 인한 골밀도 저하

뼈 건강은 채식주의자가 가장 간과하기 쉬운 영역 중 하나입니다. EPIC-Oxford 코호트 연구(약 5만 5천 명, 평균 추적 관찰 17.6년)에 따르면, 비건은 육식자에 비해 고관절 골절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았습니다.⁵ 그러나 주목할 점은, 칼슘과 비타민D를 충분히 보충한 비건에서는 이 위험 증가가 사라졌다는 것입니다.⁵ 즉, 채식이 곧 뼈 건강의 위험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적절한 영양 관리 여부가 핵심입니다.

칼슘 — 유제품 없이 충족하기

칼슘의 주요 공급원은 유제품입니다. 비건 식단에서는 칼슘 섭취가 구조적으로 부족해지기 쉽습니다. 비건의 칼슘 섭취량이 권장량의 58% 수준에 그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⁶

식물성 칼슘 공급원으로는 두부(응고제로 황산칼슘을 사용한 제품), 케일·청경채·브로콜리(시금치와 달리 옥살산 함량이 낮아 칼슘 흡수율이 상대적으로 높음), 칼슘 강화 식물성 음료, 견과류·씨앗류 등이 있습니다. 시금치는 칼슘이 풍부하지만 옥살산이 많아 실제 흡수율이 낮은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비타민 D — 채식과 무관하게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

비타민 D는 한국인에서 채식 여부와 무관하게 결핍 유병률이 높습니다. 그러나 식이 공급원 측면에서 비타민 D는 주로 등 푸른 생선, 달걀, 강화 유제품에 포함되어 있어 비건은 식이 공급이 사실상 제한됩니다. 햇빛을 통한 피부 합성이 주된 공급 경로이지만, 실내 생활이 많거나 자외선 차단제를 상시 사용하는 경우 합성량이 크게 줄어듭니다.

비타민 D는 칼슘 흡수를 촉진하는 핵심 인자입니다. 비타민 D가 부족한 상태에서는 칼슘 섭취를 늘려도 실제 흡수율이 낮아집니다. 비건이라면 혈청 25(OH)D 수치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단백질과 뼈 건강의 관계

뼈는 칼슘과 미네랄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콜라겐 중심의 단백질 기질 위에 무기질이 침착되는 구조입니다.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면 뼈 기질 형성이 저하되고,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IGF-1) 분비도 감소하여 칼슘 흡수와 뼈 재형성이 저해됩니다.⁵ 따라서 뼈 건강을 위해서는 칼슘·비타민D와 함께 단백질 충족도 함께 관리해야 합니다.

[이미지 삽입 위치: 4 — 케일, 브로콜리, 두부, 칼슘 강화 식물성 음료 등 식물성 칼슘 식품 이미지]

4. 피부·모발·손발톱이 보내는 결핍의 신호들

두피가 드러날 정도로 머리카락이 가늘어진 여성의 앞머리 클로즈업 — 영양 결핍성 탈모

피부와 모발, 손발톱은 영양 상태를 가장 먼저 반영하는 신체 부위입니다. 이 부위의 변화는 단일 영양소 결핍이 아닌 복합 결핍의 결과인 경우가 많습니다. 진료실에서 채식주의자의 탈모나 피부 변화를 접하면, 복수의 결핍이 동시에 진행 중인 케이스가 많습니다.

탈모 — 어떤 결핍이 원인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채식과 관련된 탈모는 주로 휴지기 탈모(telogen effluvium) 패턴으로 나타납니다. 특정 부위가 아니라 두발 전반에 걸쳐 고르게 빠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주요 원인 영양소는 철분, 아연, 단백질, 비오틴이며 이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양 결핍성 탈모의 특징적 시점은 채식 시작 후 3~6개월 뒤입니다. 모낭이 영양 부족을 인식하고 성장기에서 휴지기로 전환되는 데 이 정도의 지연 기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에 탈모가 심해진다면 단순 스트레스성 탈모로 넘기지 말고 혈액검사를 통한 원인 감별이 필요합니다.

피부 변화 — 어떤 결핍을 의심할 것인가

  • 아연 결핍: 피부 각질화 이상, 건조하고 거친 피부, 입 주변 및 사지 말단의 발진, 상처 회복 지연
  • 필수지방산(EPA·DHA) 불균형: 피부 장벽 기능 약화, 건조한 피부, 습진 유사 병변
  • 비타민 B12 결핍: 피부 과색소침착, 설통(혀의 통증·작열감), 점막 창백
  • 단백질 결핍: 피부 탄력 저하, 전반적인 윤기 소실

손발톱 변화 — 내부 영양 상태의 창

손발톱은 내부 영양 상태를 비교적 명확하게 반영합니다. 철분 결핍이 심화되면 손발톱이 숟가락처럼 오목하게 변형되는 스푼 네일(koilonychia)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아연 결핍은 흰 점이나 줄, 잘 부서지는 손발톱으로 나타납니다. 단백질 결핍 시에는 전반적으로 얇아지고 갈라지는 양상이 관찰됩니다.

이러한 신호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면 단순한 외적 문제가 아닌 전반적인 영양 결핍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혈액검사를 통한 점검이 권장됩니다.

5. 전해질 불균형과 소화기 문제

칼륨(Potassium) 표지판과 바나나·콩류·견과류·채소 등 칼륨 풍부 식품 — 채식주의자 고칼륨혈증 신장 기능 저하 주의

고칼륨혈증 — 건강한 채식이 위험이 되는 상황

채소와 과일에는 칼륨이 풍부합니다. 신장 기능이 정상인 경우 과잉 칼륨은 소변으로 배출되므로 일반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만성 신장 질환, 당뇨병성 신증 등으로 신장 기능이 저하된 경우에는 채식 식단의 고칼륨 특성이 혈중 칼륨 축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고칼륨혈증은 초기에 근육 무력감, 피로, 손발 저림 등 비특이적 증상을 보이다가 심한 경우 부정맥과 심장 기능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만성 신장 질환이 있거나 혈중 크레아티닌이 상승한 적이 있다면, 채식 식단의 칼륨 함량에 대해 반드시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신장 기능이 저하된 경우 칼륨을 줄이는 조리법이 권장됩니다. 채소를 작게 썰어 30분 이상 물에 담가두거나, 끓는 물에 데친 후 그 물을 버리고 섭취하면 칼륨이 상당 부분 제거됩니다. 이 방법은 모든 채식주의자에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신장 기능에 문제가 있는 분들에게만 해당합니다.

피틴산·옥살산 — 눈에 보이지 않는 흡수 방해

채식 식단에서 이론적 섭취량과 실제 흡수량 사이에 괴리가 발생하는 핵심 이유가 피틴산과 옥살산입니다. 피틴산(phytic acid)은 통곡물, 콩류, 견과류, 씨앗에 풍부한 항영양소로 철분, 아연, 칼슘, 마그네슘과 결합하여 불용성 복합체를 형성하고 흡수를 방해합니다. 옥살산(oxalic acid)은 시금치, 근대, 비트, 아몬드에 많으며 칼슘 흡수를 억제합니다.⁴

이 항영양소들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조리 방식의 변화입니다. 콩류와 곡물을 불리면 피틴산이 물에 용출되어 감소하며, 발아(sprouting)는 피틴산 함량을 30~60%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발효 과정 역시 피틴산 분해에 매우 효과적이며, 된장·청국장·낫토·템페가 대표적인 발효 식품입니다. 채식주의자가 이 발효 식품들을 일상에 포함해야 하는 영양학적 이유 중 하나입니다.

과도한 식이섬유의 역설

식이섬유는 장 건강과 혈당 조절에 유익하지만, 채식 식단에서 과도하게 공급되는 경우 오히려 장 과민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갑작스럽게 채식을 시작한 초기에 복부 팽만, 가스, 설사 또는 변비를 경험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장내 미생물이 변화한 식이 패턴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반응입니다. 식이섬유 섭취량을 서서히 늘리고, 물 섭취를 충분히 유지하는 것이 이 시기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정기 점검 — 채식주의자 혈액검사 가이드

증상이 없어도 채식을 시작한 후 6개월~1년 이내에 기저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결핍은 증상이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혈액 수치에 반영됩니다. 정기 검사가 채식주의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강 관리 습관 중 하나입니다.

채식주의자 주요 영양 결핍 — 증상 및 검사 지표 요약

결핍 영양소채식 유형별 위험도주요 증상권장 혈액 지표
단백질비건 최고위험탈모, 근육 감소, 피로, 부종혈청 알부민, 프리알부민
비타민 B12비건 거의 불가피손발 저림, 피로, 인지 저하, 설통혈청 B12, MMA, 호모시스테인
철분비건 > 락토오보피로, 창백, 탈모, 집중력 저하혈청 페리틴, 혈청 철, TIBC
칼슘·비타민D비건 최고위험골밀도 저하, 근경련, 골절 위험혈청 25(OH)D, 혈청 칼슘, PTH
아연비건 > 락토오보탈모, 피부 건조, 손발톱 변형, 미각 저하혈청 아연
오메가3 (EPA·DHA)비건·페스코 외 전체건조한 피부, 집중력 저하, 우울감적혈구 오메가3 지수 (선택)

마치며

채식은 올바르게 계획된 경우 건강에 유익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 다룬 내용은 채식을 포기하라는 메시지가 아닙니다. 채식이라는 식이 선택을 유지하면서도 영양 결핍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단백질 조합으로 필수아미노산을 맞추고, 불리기·발효 조리법으로 피틴산을 줄이며, 비타민 C와 철분을 함께 섭취하는 작은 습관들이 쌓이면 결핍의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실천 위에 정기적인 혈액검사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증상이 나타난 후 대응하는 것보다 결핍이 진행되기 전에 확인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혼자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 특히 보충제 필요 여부와 용량에 관한 결정은 직접 진료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그 과정을 함께 가겠습니다.

고려할 사항

본 칼럼은 의학적 교육 목적으로 작성된 일반 정보입니다. 개별 환자의 진단 및 치료 방침은 반드시 의사의 직접 진료를 통해 결정되어야 합니다. 특히 보충제의 종류·용량·복용 방법은 개인 상태에 따라 다르므로 의사와의 상담 없이 임의로 결정하지 않도록 권장합니다. 본 내용이 특정 진단이나 처방을 대신할 수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참고 문헌

1 Sebastiani G, et al. Intake and adequacy of the vegan diet. A systematic review of the evidence. Clin Nutr. 2021;40(5):3503-3521.

2 Neufingerl N, Eilander A. Nutritional Assessment of the Symptomatic Patient on a Plant-Based Diet: Seven Key Questions. Nutrients. 2023;15(6):1387.

3 Neufingerl N, Eilander A. Nutrient Intake and Status in Adults Consuming Plant-Based Diets Compared to Meat-Eaters: A Systematic Review. Nutrients. 2022;14(1):29.

4 Gupta RK, et al. Reduction of phytic acid and enhancement of bioavailable micronutrients in food grains. J Food Sci Technol. 2015;52(2):676-684. / Elliott H, et al. Can sprouting reduce phytate and improve the nutritional composition and nutrient bioaccessibility in cereals and legumes? Nutr Bull. 2022;47(2):138-156.

5 Tong TYN, et al. Vegetarian and vegan diets and risks of total and site-specific fractures: results from the prospective EPIC-Oxford study. BMC Medicine. 2020;18:353.

6 Storz MA, et al. An Analysis of the Nutritional Adequacy of Mass-Marketed Vegan Recipes. Nutrients. 2023;15(8):1849.

연관글

인기 건강 소식

  • 단백질을 많이 먹는다고 모두 근육이 되지 않습니다
  • 40대 이후 갱년기여성에게 필요한 영양소
  • 간헐적 단식, 식사 창을 언제 해야 가장 효율적일까-소식·다식과의 혈당 변동성 비교
  • 40대 이후 갱년기여성의 운동요법
  • 다이어트 비만 주사제 — 진료실에서 못 다한 이야기
  • 혈액검사에서 칼륨이 높게 나왔다면
  • 수족냉증, 손발이 차갑다는 것의 진짜 의미
  • 갱년기 중년여성의 식사요법중 단백질, 어떻게 달라야 하는가
  • 당뇨 전단계 간헐적 단식 — 소식 다식보다 췌장에 좋은 이유
  • 근감소가 신장 기능위험을 4.47배 악화시킨다

비대면 진료

병원 방문이 어려운 경우에도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필요한 진료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의료진이 직접 정리한 건강 관리 정보와
칼럼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